저무는 해 참 붉기도 하다
아이엠에프시대에 돈 떨어지듯
지평선 너머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붉었다가 금세 황금빛으로 변하는
노을의 손아귀에 멱살 잡혔다
들녘 끝을 내려서는 저 해
지금 보니 어지간히도 꽉 찼다
둘째 녀석 맑은 얼굴처럼
손에 짤랑거리는 십 원 짜리 처럼
둥글둥글한 게 참 부럽기만 하다
지나간 하루해 뭣 땜에 아쉬운가
검은 언덕 푸른 숲에
어둠만 무겁게 깔리고
허벅지 길게 그림자 지면
가로등 하나 둘씩 집으로 간다
1998/1 남월 김수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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