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그대 웃네요 늦가을처럼 붉은 입술로 웃고 있네요 그대 웃음 찬란한 바람이 되어 내 온 몸을 뚫고 지나가네요 숭숭 파고 들어 휘돌아 가고나면 내 가슴은 그만, 텅빈 동굴이어요 그대 웃네요 저 하늘처럼 높고 푸른 눈빛이 웃고 있네요 그대 웃음 서늘한 바람이 되어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네요 휘이 휘.. 길 위의 시인 2010.11.17
청소를 하며 묵은 때로 얼룩진 책상을 박박 걸레질하다보면 내 얼굴을 먼저 닦아내고 싶은 때가 있다. 아무리 비싼 비누로 문지르고 씻어 내어도 지워지지 않는 묵은 먼지들 스킨로션에 덮여 지낸 세월들 낡고 비틀어진 이 얼굴 가끔 한 번씩은 걸레처럼 빨아 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가끔은, 답답한 뱃살을 떼.. 길 위의 시인 2010.10.20
山精 -金杏仁 그대 앞에 서면 나의 말은 줄어들더이다. 말 없는 그대 안에서 점점 작아지는 내 목소리 그대에게 다다를수록 입술 더 굳게 닫히고 하늘 가까이 설수록 나는 목이 마르더이다 구름 말없이 눈앞을 오가며 바람 조용히 가슴을 휘감아매더이다 하얀 창공위에 주인 없는 피리소리만 歌-辭-없-이- .. 길 위의 시인 2010.10.17
가을하늘 가을 하늘은 눈처럼 맑은 바람이다 아기의 눈동자처럼 맑은 바람이다 가을 하늘은 활짝핀 너의 웃음이다 시간 위를 떠도는 한 조각 구름이다 가을 하늘은 그리움 깊은 호수다 저만치 높은데서 세상을 안았다 가을 하늘은 오곡을 영���게 한다 붉고 눈부신 희망을 뜨겁게 내리쬔다 가을 하늘은 너.. 길 위의 시인 2010.09.30
가을 하늘 내 가슴은 왜 이리 높이 솟구쳐 하아얀 양떼구름에 쫓기우느냐 내 가슴은 왜 이리 크게 부풀어 하아얀 갈기구름에 찢기우느냐 눈처럼 맑은 바람 아... 너는 왜 푸르게 푸르게만 멍져 오느냐 2010. 9. 24 金杏仁 길 위의 시인 2010.09.25
동행 당신이 곁에 있지 않아도 나는 늘 당신과 이야기 나눕니다 바로 내 마음 속에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한 당신은 언제나 내 곁에 있습니다, 내 마음 속으로 생각하면 당신은 늘 내 곁에 있습니다. 2009년 12월 23일 杏仁 길 위의 시인 2009.12.23
처음사랑 - 남월 김수돈 처음엔 사랑만이 있었다 사랑으로 생각하고 마주하고 이야기하며 사랑을 가진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어지러운 세상 살아오는 동안 외로울 때가 있었다 이따금씩 속마음과 다르게 실수하기도 했고 어쩌다가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고독감이 깊어지고, 때로 실수하거나 오해하고 오.. 길 위의 시인 2005.05.21
겨울아침 - 남월 김수돈 저녁 노을보다 아침햇살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온 세상에 가득한 빛 때문이다 텅 빈 초겨울 하늘 그윽히 채우고 노오란 은행잎 떨림도 없이 투명하게 비치며 회색빌딩과 아스팔트와 보도 블럭을 빛으로 꽉꽉 채우는 이 아침 햇살 햇살은 눈물이 날만큼 부신 빛을 마구 내 가슴에 내리 쏟는다 남월 김.. 길 위의 시인 200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