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나무에게

행인(杏仁) 2010. 10. 5. 15:51

너를

그리워하여 나는 서럽다

 

이 눈물을

너는 모르는 채 그리도 행복하여라

 

오늘 아침 나는

질투의 힘으로 실낱같은 사랑을 심는다

 

 

너는 내게 목숨보다

질긴 인연, 부디 튼튼하게만 뿌리 내려라

 

행복해야 한다, 내일이면

술 취한 하늘에 붉은 먼지만 쉼 없이 나부끼는 황혼이 올 터이니

 

그 때 너는 바람 언덕에 홀로 서서

세월에 시린 가지 마른 입술로, 갈라진 내 손을 어루만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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