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아, 목련이 지네요'
눈물에 젖은 얼굴
하얀 이
드러내어 웃네요
사월처럼 말을 하네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었어요’
뚝 뚝 떨어지네요
하얀 눈물,
바람 다칠세라
흩날리지도 않네요
봄 하늘 아래
숨 죽여
떨어지는 종이 위에
흐느끼는 하얀 낱말들
‘떠난 그이, 그래도 소중하네요’
2010. 4. 11 행인 김수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