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누이야
나는 어서 늙어
고목이 될라네
부끄럼
하나 가리지 않는
나신의 고목들
햇빛도
가릴 것 없고
그늘도 피할 것 없어
바람에
나란히 춤추며
빗물에 몸을 닦고
사랑해
말 한마디만으로
행복한 고목의 나라
저곳으로 갈라네
2010.11.19 김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