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미디어 교실/논술교실

[스크랩] 삶의 핵심가치

행인(杏仁) 2009. 6. 2. 00:32

[낮은 목소리로]삶의 핵심가치
(경향신문 칼럼 2007년 11월 03일자)
 
살다 보면 삶의 원칙을 갖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물론 조직도 그 조직 특유의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그 사람이나 그 조직의 성격을 규정합니다. 그러한 원칙을 핵심가치라 하고, 정체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아름다운가게를 아름답게 하는 원칙, 핵심가치는 감사와 겸손입니다.

내 한 마디의 말이 얼마나 무거운 인과의 씨앗인지 모릅니다. 내가 뿌리는 모든 씨앗은 다 나의 입에서 나옵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생각 없이 말하고 함부로 말했는지 모릅니다. 세상과 우주를 지배하는 단 하나의 법칙이 있다면 그것은 인과의 법칙입니다. 모든 과학이 이 인과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모든 종교 역시 이 인과의 법칙을 영적으로, 죽음 이후로까지 확장시킨 것입니다. 모든 종교에서 천국과 지옥이 등장하는 이유는 인과의 법칙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없을 리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내 입에서 시작되는 인과법칙-

원인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그리고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납니다. 팥을 뿌리고 콩이 나기를 바라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인과의 법칙입니다. 상대에게 상처 주고 공격하는 말을 하는데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할 리 없습니다. 이기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남에게 인정받을 수는 없습니다. 배려의 씨를 뿌린 후에야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입으로 시작됩니다. 내 입이 얼마나 무거운 인과의 시작인지 모릅니다.

감사는 쌍방향으로 두 개의 장벽을 없애줍니다. 먼저 감사는 외부의 방향으로 영향을 줍니다. 거부 반응과 상호탐색, 그리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 장벽을 제거해줍니다. 감사는 서로를 강하게 이어주는 인연의 끈이 되고, 서로를 묶어주는 연대의 고리가 됩니다. 그래서 그 끈은 서로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 거부반응이 사라진 관계에서는 상대가 설령 죄를 지었더라도 다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됩니다.

다음으로 감사는 내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줍니다. 교만의 장벽과 오만의 장애를 제거해줍니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남이 ‘잘난 체’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세상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나잘난’ 박사라도 다른 사람 잘난 체하는 꼴은 못 봐줍니다. 작은 일이 주어지더라도 감사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작은 일에 소홀한 사람에게 누가 큰일을 맡기겠습니까? 조그마한 선물에도 기뻐하고 감사해 보십시오. 더 큰 선물이 주어집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아름다운가게를 존재하게 하는 그 모든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가게를 만들어준 매장 기증자, 자원봉사를 하는 활동천사들에게 감사합니다. 그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파트너와 기증천사들을 기억합니다. 그 정성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원한은 강물에 새기고 은혜는 자신의 뼈에 새기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물에 흘려보내고 자기 자신에게 도움을 준 것은 뼈에 새겨야 합니다. 인생은 망각과의 싸움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성공하는 인생입니다. 감사할 일을 일일이 기록하는 감사노트를 만드세요. 물론 조직의 경우 개인이 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전산 프로그램이 기억하고 매뉴얼로 된 감사의 시스템을 가져야 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흔들리지 않는 내 마음의 중심, 원칙으로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날 때 감동이 나오고, 감동만이 세상을 변하게 합니다.

-감사·겸손의 말이 세상 바꾼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을 만큼 똑똑한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어리석은 존재입니다. 누구도 예외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입니다. 겸손이란 자기 어리석음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고 어리석음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입니다. 그래서 겸손은 지혜로운 자의 덕목입니다. 자신에게는 ‘태어난 것만으로도 고마워하고’ 타인에 대해서는 ‘당신을 만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아는 것이 겸손입니다.

〈이강백 / 아름다운가게 집행위원〉

출처 : 김기자시사논술클럽
글쓴이 : 김기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