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층층대라면
나는 맨 밑에 고인 발판이 되겠다
검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층층시하에 줄방귀 참는 끝순이 쯤이겠다
당신이 나를 밟고 간
첫 발자국은 높은 데로 가서
하얗게 나를 잊는 것이겠다 송아지처럼
간 발자국만 있고 온 발자국은 없겠다
처음 놓였으나 마지막이겠다
먼저 놓였으나 나중이겠다
올라갈 때 맨 먼저 밟고 지나갔듯이
내려올 때 당신은 마지막으로 나를 밟겠다
2016. 작가의 눈 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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