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2014.7.3

행인(杏仁) 2014. 12. 25. 22:24

비 맞은 개구리처럼 자꾸만 미끄러져 젖은 흙에 구르는 오른손에게 왼손이 묻는다

아프지 않니? 시리진 않니? 꺾인 건 아냐?
잘 견디고 있는 거야?

밤새 비 내리는데 어디 한 곡조의 노래도 들리지 않는 들녘에 서서 젖은 꽃들에게 묻는다

배고프지 않니? 떨리진 않니? 무섭진 않아?
숨은 쉬고 있는 거야?

빗발이 굵어질수록 북소리 더욱 커지는데 검고 쓸쓸한 바다 위에서 누가 자꾸 현 없는 첼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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