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절망 -남월 김수돈

행인(杏仁) 2005. 5. 21. 14:18

어디까지 온 걸까
되돌아갈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데
오늘
어느 막다른 산 밑에 이르러
눈물 젖은 후회를 삼킨다

너무 깊이 들어 온 걸까
산 그림자는 절망처럼 버텨섰는데
길은
산 아래로 다가들수록
질긴 오랏줄처럼 나를 조인다

 

-남월 김수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