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골목길 - 남월 김수돈
행인(杏仁)
2005. 5. 21. 14:13
골목길
저 건너 골목에서 누군가 오고 있다
키 작은 아이 하나가
무거운 책 보따리 걸머진 채로
타박타박 걸어온다
길게 누운 석양 빛 사이로
걸어오던 아이는
어느새
까까머리 중학생이 되어 온다
눈부신 빛살 속에서
아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이다
앳된 얼굴을 한 군인이다
기운 넘치는 구릿빛 청년이다
그 옆에,
곱게 단장한 오월의 신부도 같이
해맑은 얼굴의 다른 아이도 같이
누군가를 몹시 닮은 얼굴로 함께 걷는다
골목 저 편에 희미하게 누워 있던
나의 옛 사진들이
줄줄이 일어나 다가오고
시간이 되어 석양 빛 길게 누웠다 - 남월 김수돈
저 건너 골목에서 누군가 오고 있다
키 작은 아이 하나가
무거운 책 보따리 걸머진 채로
타박타박 걸어온다
길게 누운 석양 빛 사이로
걸어오던 아이는
어느새
까까머리 중학생이 되어 온다
눈부신 빛살 속에서
아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이다
앳된 얼굴을 한 군인이다
기운 넘치는 구릿빛 청년이다
그 옆에,
곱게 단장한 오월의 신부도 같이
해맑은 얼굴의 다른 아이도 같이
누군가를 몹시 닮은 얼굴로 함께 걷는다
골목 저 편에 희미하게 누워 있던
나의 옛 사진들이
줄줄이 일어나 다가오고
시간이 되어 석양 빛 길게 누웠다 - 남월 김수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