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대낮에 별따기 - 남월 김수돈

행인(杏仁) 2005. 5. 21. 13:41

  지난번엔 노동절을 빼앗더니
  오늘은 또 토요휴무를 빼앗는다
  할 일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선거 때라 담당 지역이 있는데
  그냥 쉴 수 있느냐고
  나와서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고
  그저 막연한 기자정신으로
  강제노동을 시킨다

  사측에서 봉급 덜 주려고 토요 휴무 만들어
  연월차 수당 줄여 놓고 휴가도 줄이더니
  돈 못 벌고 쉬어야 하는 내 황금 주말
  힘센 사람 말 한마디에
  찍 소리 못하고 날아가 버렸다  
  결재 받은 휴무계획이나 취소해 달라고
  공짜로 일하는 거나 면해달라고 힘겹게 말 꺼내봐야
  그래봤자 이건 대낮에 별 따기다

 

남월 김수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