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달이 지면 -남월 김수돈

행인(杏仁) 2005. 5. 21. 12:31



달 지면 나 돌아간다
호수에 서늘한 바람 스치거늘
빛도 스러져 서러운 들녘에
홀로 서야 내 무엇하리

지치도록 걸어 온 새벽길
달이 지듯 님이 잠들면
잔잔하게 부서지는 바람 속으로
이슬 젖은 나그네 하나 터벅터벅.

-남월 김수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