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2015.2.15 밤안개
행인(杏仁)
2015. 10. 11. 21:30
이월의 밤안개는 유혹이다
어둠 저편에서 봄오는 소리
그 소리 따라 달려가는 길
안개 자욱한 밤길
'나는 소리에 귀 기울였을 뿐인데'
이월의 신새벽은 잔인하다
어둠 깊은데를 헤매는 발길
그 발길에 채여 구르는 돌
상처 투성이 흰돌
'나는 발길을 잠시 돌렸을 뿐인데'
이월의 나날은 고통이다
어둠 가득히 채우는 눈물
그 눈물에 매여 묶여진 자
눈물에 떠내려가는 나그네
'나는 슬퍼 슬퍼서 울었을 뿐인데'
이월은 차가운 바람에 등을 돌리다
잠 못 이루고 이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