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2014.10.15 가을 밤.
행인(杏仁)
2015. 10. 11. 18:22
산모퉁이 돌아서다 눈에 들어온
속이 꽉 차 통통한 알밤 하나
가시돋은 송이 헤치고 손에 넣었다
딱딱한 겉껍질 떫은 속껍질
이빨로 벗기자 우두둑 빈 속을 채운다
입안 가득 고여온다 잘 익은 가을
사랑도 이렇게 주워먹으면 입맛이 날까
남몰래 주워먹은 생율 한 톨이
사랑처럼 드리워진 푸른 가을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