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2013년 12월 31일

행인(杏仁) 2014. 2. 25. 00:32



먼지 낀 나의 창을 두드려
꿈을 깨워버린 너는 누구냐

굳은 손끝으로 문질러 보아도
낡아서 흐린 4인치 작은 창에

알듯모를듯 비치는 어제의
반은 눈부시고 반은 어지러웠다

알게모르게 지나간 하루의
속도는 빨랐고 시간은 위태로웠다

헐벗은 바람 하나가 잔뜩 웅크려 낡은 창을 붙든 채 떨며 우는데

겨울 유배지는 차갑기만 하고
꿈에서 깬 나는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