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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진행 중인데

행인(杏仁) 2011. 5. 13. 11:37

정보화의 빠른 속도는 우리 삶의 환경을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보통 사람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정보통신기기의 발달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어 왔지만, 지금은 그 이상으로 더욱 빠르게 발달하는 정보화의 속도에 따라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
물론 지금 시대는 나라 간 사회경제적 격차만큼이나 사람들의 정보화 수혜 정도가 다르기에 개인마다 각각의 생활환경에도 격차가 크다. 이 격차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초기 형태의 디지털과 최신형의 디지털이라는 단순 분류만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이렇듯 인간 생활이 다양한 형태로 뒤섞여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 환경은 개개인이 따라가기가 벅찰 만큼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내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게 된 것도 불과 이십년, 컴퓨터를 익힌 것도 불과 이십년이건만, 요 이십년 사이 내 주변의 정보통신환경은 무지막지하게 달라졌다.
나이 서른에 컴퓨터를 사용하느라 학원에 다니거나 연수를 받은 부모들에 비하면, 컴퓨터를 통해 공부하고 놀고 친구들과 대화하며 자라난 지금 청소년들은 정보통신이 고도로 발달한 환경, 아니 바르게 발달하고 있는 환경과 함께 자라나고 있다. 
휴대전화를 갖기만 해도 컴퓨터를 다루기만 해도 괜찮던 것이 엊그제인데, 지금은 동영상 감상이나 문자 대화를 넘어서 아이폰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물건을 구입하며, 새로 나온 기기로 바꾸느라들 정신이 없다. 허면, 지금의 정보통신환경은 차라리 보통 사람의 일반적인 생활환경이라 하는 것이 걸맞을지 모르겠다.
이름 하여 웹 1.0 시대는 이미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기업마다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인터넷 신문이나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데이터 정보를 일방적으로 올려놓고 제공하던 시대는 이미 흘러간 과거이다. 아직껏 이러한 일방적인 정보전달에 순응하고 있다면, 그는 가련하게도 흘러간 뽕짝이나 불러대는 구시대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웹 2.0은? 물론 아직 웹 2.0의 시대는 흥성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미니홈피, 쇼핑몰, 인터넷 뱅킹 등 정보의 생산과 공유, 협동과 참여가 사람들 사이에 부지런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아직 웹 2.0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임에는 틀림없다.
지금 우리 시대 보통 사람들에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대중화를 기반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와 스카이프, 휴대폰 문자, 그리고 이메일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평범한 모습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휴대폰 문자, 그리고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상적이며, 대리운전이나 택배 같이 바닥 일에 종사하는 이들까지도 휴대인터넷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편지를 써서 부치는 일은 어쩜 예술적 행위에 해당할 지도 모르겠다. 커피숍이나 식당 등 약속장소를 정해 만나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대화를 나누던 예전의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라기보다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종속되는 번개 모임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이, 우리는 서서히 웹3.0 시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정보통신 환경은 지금, 시맨틱 웹과 유비쿼터스 기술의 발전과 함께 혁명 중이다. 기업들은 웹3.0을 준비한지 오래고, 앞으로 5년 안에 놀라운 속도의 생활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불과 10년 전 ‘기 소르망’이 예고하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디지털 혁명은 우리 보통 사람들의 생활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해 보인다. 기기와 서비스를 통합시키면서 경계를 무너뜨리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에서나 웹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플랫폼이 우리 눈앞에 예고되고 있다. 빠르게 우리를 끌어들이고 있는 이 웹3.0이란 놈을, 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도 있고, 벌써부터 이 놈과 뒹굴면서 앞선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이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개인은, 또 한 층의 구세대가 되어 뒤에서 따라가느라 헐떡거릴지도 모른다. 웹이 1.0에서 2.0으로 넘어 간 뒤에도 여전히 그 1.0에 적응하기에도 벅찬 뽕짝 세대로 뒤처지듯이, 신세대의 랩 음악을 함께 즐기지 못하는 발라드 또는 록뮤직 세대로 말이다. (김수돈/ 독자권익위원. 전북의정연구소 주간)